전화를 제가 한 선생님하고 길게 했었는데 그 분이 이 글을 보시면 좋겠어요.
선생님, 제가 집에 내려간다고 했던 것 기억나시죠?
그런데 집에 내려가려던 도중에 엄마에게 전화가 온 거에요.
제가 엄마가 저한테 문자로 '너한테 물어볼 것이 있다'라고 했던 것 기억나시죠?
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전화가 온 거에요.
다행히도 선생님하고 통화하면서 많이 진정이 되서 울면서 전화하지는 않았어요.
그런데 엄마가 다짜고짜 저한테 하는 말이 이거더군요,,
'아빠가 그 사람 이름을 어떻게 알고있냐' 그래서 제가 '내가 말했는데' 했죠.
사실 이름을 말해준 것도 아니죠, 00라던가.. 이렇게 말했었으니까요.
그런데 엄마가 '지금 니가 그 사람한테 무슨 짓을 한 줄 알고있냐,
너도 니 엄마가 주식에미쳐서 애들 내팽겨친 여자같냐, 이런 건방진 년아,
니가 뭔데 그 사람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함부로 지껄이냐, 니가 나하고 그 사람을
뭘로보고' 선생님이 아무말 하지말고 그냥 들으래서 그냥 듣고 또 엄마가 '니가
그 사람 이름 아빠한테 말했냐?'했을 때도 전 그냥 '응' 하고 '알았어' '모르겠어'
했어요. 그리고 엄마가 또 그러더라구요, '니가 그 사람 이름 말한것 책임질수 있어?'
이러길래 책임못지지' 하니까 또 '뭐라고? 이런 건방진년 봐라'이러더라구요.
이렇게 말하다가 엄마가 먼저 전화를 끊더라구요.
참 어이가 없더라구요, 저도 힘들어 죽겠는데 다짜고짜 전화해서 저에게
따뜻한 말 한마디는 못 해줄 망정 그 사람 이름하나 말했다고 나한테 그렇게
비난을 하고 욕을 해대고, 제가 말씀드렸죠, 엄마가 쓴 편지를 봤다고.
그런데 그렇게 예쁜말 사랑스러운말만 그 사람한테는 하는데 정작 딸이 나한테는
내가 그 아저씨 이름하나 아빠한테 말했다고 분을 못이기고 울먹이면서...
진짜 엄마랑 전화하면서 그냥 이유없이 울음이 줄줄 나오더라구요,
슬프지도 화나지도 않았는데 그냥 울음만 나왔어요,
아무튼 집에 들어와서 좀 있으니까 또 아래 현관문 비밀번호 열리는 소리가 나길래
다시 옷을 주워입고 나와버렸죠. 엄마인줄 알고,, 비상계단에서 들어보니까
구두소리가 아니고 둔탁한 신발소리길래 아빠구나 하고 다시 집에 들어갔어요.
아빠는 그 길로 상갓집 가셨고,, 지금은 상갓집 갔다가 돌아오셔서 집에는
아빠랑 저만 있죠. 엄마는 아직 밖에 계세요, 오늘 내로 들어오시련가도 모르겠고요
근데 아빠는 엄마랑 전혀 이혼할 생각이 없더라구요. 아빠는요, 엄마가 그 아저씨
만나는 걸 모르고, 이미 돈 투자했다는 것도 모르고, 그냥 어떤 사기꾼이 엄마옆에
붙어서 계속 주식이야기로 엄마를 유혹하고 있다고만 알아요.
그런데 저는 다 알잖아요, 그 엄마가 만나는 주식투자자 아저씨도.. 엄마가 왜 그렇게
아빠한테서 그 오천만원을 안주면 이혼하겠다 이런식으로 말했는지도.
선생님은 제가 엄마아빠가 이혼안하니까 이젠 더 행복할 것 같으시죠?
그런데 전혀 그게 아니에요. 오늘 선생님하고 전화통화하면서 제 많은 생각이
더 옳은 방향으로 정리가 된 것 같아요, 그래서 생각한 건데 정말 저희 부모님이
이혼하시는게 저희 부모님을 위해서도 언니랑 저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아요.
왜냐면,, 저도 무서울 만큼 엄마에 대한 제 사랑이 180도 바뀌었어요 오늘을 기준으로.
솔직히 이제 매일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얼굴보면서 밥도 못 먹을것 같고 엄마가
운전하는 차로 학원가기도 못할 것 같아요, 그냥 엄마랑 한 집에서 같이 절대
못 살 것 같아요. 마음이 답답해서 찬물을 아무리 들이키고 있는데도 꼭 토할 것
같은 느낌이에요.. 한쪽 마음은 너가 딸인데 엄마를 미워하면 안되지 하고 있는데
또 다른 쪽 마음에서는 내가 받은 상처때문에 엄마를 밀어내려고 하는 것 같애요.
아.. 모르겠어요. 그냥 지금 심정으로는 엄마 얼굴 절대 보고 싶지 않아요.
아빠가 엄마한테 그렇게 주식투자가 하고싶으면 전문가한테 상담을 받아보자고
증권사에 있는 아빠친구한테 연락을 해뒀대요. 그리고 엄마한테 제가 말해준
사람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그 친구는 00라는 사람은 모른다던데,하면서 사기꾼
이라는 식으로 말을 하니까 엄마가 별스런 욕을 다했대요. 그래서 아빠도
욕했대요, 칼을 콱 목에 꼽아버릴라니까, 라고..
...
그 말을 거실에 앉아서 듣고 있는데 선생님 말이 다시한번 떠오르면서
꼭 정말 우리가 서로한테 상처를 주면서 이렇게 살아야 할까 하는 회의가 들었어요.
변덕스럽지만 아까까진 이혼한다는 걱정에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는
또 이혼하지 않고 엄마랑아빠랑 이런식으로 같이 살아가야 하고 또 이런 일들을
겪으며 살아야한다니까 너무 마음이 답답해요, 차라리 이럴거면 이혼한집자식
이라는 얘길 듣더래도 백번천번 부모님이 이혼했으면 좋겠어요.
참 이상해요,, 왜 엄마고 아빠고 항상 이런절벽같은 일의 끄트머리에 오면
자식이 있으니까 우리가 그래도 같이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면서,
정작 나나 우리 언니가 상처받는 건 생각하지 않죠 왜
이혼해버려둘이!하고 소리질러버리고도 싶은데 그럼 뺨이나 맞겠죠
그냥 빨리 원하는 공부 끝마치고 자립하고 싶어요, ,,
어서 어른이 됬으면